무섭게 솟아오른 연기가 불이 난 곳은 물론 주변 아파트단지까지 새카맣게 뒤덮었습니다.
선발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사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비상근무를 전달받은 대원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개인 차량에 소방장비를 싣고 한달음에 달려온 겁니다.
[이향민 / 화재 목격자 : 개인 차량을 끌고 오셔서 한군데 모이셔서 4~5명이 모여서 트렁크나 조수석에서 장비 꺼내서 입고 걸어가시더라고요. 그거 보니깐 마음이 찡해서….]
소방서의 출동 차량이 부족하다 보니 비상근무를 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직접 운전대를 잡아야 합니다.
[경기남부소방본부 관계자 : 성탄절은 소방관이랑 상관없죠. 저흰 비상이면 무조건 들어와야죠. 안전센터에 가도 차가 없어요. 개인 차량을 이용해서 모여서 가시는 분도 있고….]
10여 명의 사상자가 났지만 이런 소방관들의 노력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성수 / 수원소방서 소방대원 : 저는 집에서 쉬고 있었죠. 출동할 때는 인명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밖에 없었죠.]
수도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2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 초기, 제천소방서는 십여 명에 불과한 인원으로 대응에 나서야 했습니다.
초동 대응 논란 등을 둘러싼 책임은 철저히 따져야겠지만, 동시에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이유입니다.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중소도시나 농어촌 소방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는 정부 차원에서 과감하게 투자를 해줘야 해요. 이게 국민 안전을 지키는 거거든요.]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면 '반짝' 관심을 모았다가 잊히고는 했던 소방관의 근무 환경 개선 문제,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 차정윤
영상편집 : 한수민
자막뉴스 제작 : 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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